홍석원 우체국장

우편은 인류문명의 발달에 근원적인 역할을 하여 왔으며 오늘날 국가물류산업의 근간(根幹)을 이루고 있다.

영국의 힐(Hill, R.)에 의한 근대우편제도의 개혁에서 우편은 누구나 편리하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평한 취급의 약속과 신서비밀을 보장하여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우편의 사명이라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라시대에 역(驛)이 마련되어 국가의 우편을 취급하여 왔으나 근대 우정은 선각자 홍영식 선생에 의해 1884년 시작되어 128년의 역사를 이루고 있다.

우편 업무는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인체의 혈액과 같은 역할로서 국가물류산업이나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잠시도 중단 할 수 없는 공익적 서비스이다.

지금은 옛 이야기처럼 들리나 군대 간 아들이나 멀리 시집간 딸로부터의 안부소식, 중동에서 온 남편의 땀에 묻은 애틋한 사연, 연인 간에 오가는 연서편지 등을 전달해주는 역할이 우편이고 기성세대들의 추억이다.

그러나 최근 정보화 시대를 맞아 정보통신산업의 급속한 발달로 우체국에서 정감 어린 편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고 우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져가고 있음은 사실이다.

요즘 우편집배원 가방 속에는 카드대금이나 각종 공과금 납부 고지서로 가득 채워져 있어 전달해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간의 반가움도 예전과 같지 않음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우편업무는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여전히 국가의 주요 사업으로서 나라마다 차이는 있으나 우리나라는 다음과 같이 법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있다.

먼저 우편법 제3조에는 우편물의 비밀 보장 내용으로 우편업무에 종사하는 자 또는 종사하였던 자는 재직 중 우편에 관하여 지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는 요즘 시대에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비밀누설의 죄가 엄하게 규정되어 있고 우편 관서에서 취급 중에 있는 신서 비밀을 침해한 자 역시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우편법 제3조 3항 우편물의 우선 취급 조항에는 우편물을 운송하는 자는 당해 차량, 선박 또는 항공기에 실은 우편물을 그 목적지에서 내릴 때 또는 사고나 재해로 인하여 운송도중에 바꿔 실을 때에는 우선하여 내리거나 바꿔 실토록 되어있다.

이 밖에 운송원 등의 조력 청구권(제4조), 전용물건 등의 압류금지와 부과면제(제7조), 우편물의 압류 거부권(제8조), 또한 제47조에는 우편특권침해의 죄를 두어 우편물을 국가에서 중요시하고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다.

우편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우편물의 중요성과 책임을 잘 알고 성실한 임무 수행을 위하여 우편물 한통 한통을 자신의 목숨처럼 소중하게 다루고 있다.

지난 해 여름 보도된 바와 같이 폭우로 급류에 휘말리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우편물이 유실되지 않게 손에 쥐고 동료에게 인계 후 익사한 안타까운 사고는 투철한 사명감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본다.
국민들이 자칫 소홀히 생각 할 수 있는 광고 우편물이 많다고는 하지만 우편물 속에는 다양하고 소중한 내용물이 많아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보석같은 존재의 우편물이 많다.

우편물 모두가 중요하지만 내용증명우편, 법원에서 발송하는 특별송달우편, 선거우편, 입학·입사 서류, 외국에서 도착한 국제우편물 등 하나같이 소중하다.

만약에 취급 도중 실수로 한통이라도 잘못되면 담당자는 물론 상급자까지 연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우편이다.

이런 중요한 우편을 담당하고 있는 우체국은 그간 우정서비스 향상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최고 정점에서부터 말단 조직까지 전사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2011년도 한국산업고객만족도(KCSI) 공공행정 서비스 부문에서 13년 연속 1위, 국가고객만족도(NCSI) 10년 연속 1위를 하였다.

우편 업무를 국민과 최접점에서 담당하고 있는 전국의 우편집배원 수는 17,000여명으로 우리나라 물류 전국단위 최대 조직으로 전국의 가가호호 집안 사정을 누구보다 훤히 잘 알고 있어 가정 돌봄이 역할도 하고 있다.

산간 벽지 시골 지역의 경우는 노인분들의 읍내 시장 보는 일이며 잔심부름 등을 해주면서 이분들과 말벗이 되고 대화를 하며 외로움을 달래 주기도 하고 자식들을 대신한 사랑을 배달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의 발달에 따라 국민들이 체감하는 우편의 중요도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우체국은 국가의 핵심 기관이고 우편은 인류문명의 원천임은 주지의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