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시민’이라는 단어가 있다.

최근에 생겨났지만 언뜻 들어도 노인을 이르는 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인들 모두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 연령이 많고 경험과 지혜가 풍부한 노인들이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실천하며 후배시민을 돌보는 노인들의 공동체를 의미한다.

진천의 선배시민 ‘선암회’는 진천군노인복지관 소속 공동체다. 매월 모임을 갖고 토론 및 현지 확인을 통하여 지역의 안전, 환경정화, 편의시설 설치 및 정비 등을 위하여 토론하고 주요정책 등을 발굴하고 대책을 세워 관계 기관에 제안하고 있다.

2015년 6월 한국노인복지관협회의 주관으로 진천노인복지관에 선배시민대학이 개설되었다. 총 24시간 유명강사의 강의와 실습을 통하여 선배시민으로서의 의식을 고양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매년 1기씩 7기생 100여 명이 수료했다.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이 모여서 선배시민 ‘선암회’라는 자조모임공동체를 구성했다. 목적과 활동방향에 맞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선암회란 든든한 바위 같은 선배들의 모임이라는 뜻이 있다.

우리가 모범이 되어 후배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정의롭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자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선암회는 지역안전과 현안에 대하여 토론하고 그 결과를 제안서로 만들어 관계기간에 통보하고 있다. 매월 일정액의 회비를 내서 지역발전을 위한 일에 지출하고 있다. 가끔씩 식사도 하고 여행도 하는 등 일반 노인들과는 차별화된 활동을 하고 있다.

선암회에서 처음 제안한 사업은 노인복지관 주변 정비다. 정문 앞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지정하고 인도를 넓게 만들었다.

회원들이 거주하는 곳이나 활동 중에 주변을 살펴 정비나 보수를 요하는 곳을 알려주면 사무국에서 현지에 나가 사진을 촬영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점이나 해결방안을 찾아 회의에 부의한다. 토론 중 나온 의견들을 정리하여 관계기관에 제안한다. 그러면 관련 기관에서는 현지를 살펴보고 정비했다.

선배시민활동상황 전국 평가가 있었다. 청주에서 도 대회가 있었고 도에서 진천 선배시민 선암회를 한국노인복지관협회로 천거하여 천여 명이 모인 중앙대회에서 선배시민의 활동 기본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진천의 선암회에서 활동하는 내용이 협회에서 기대했던 방향과 같다는 것이다. 전국의 선배시민 활동방향을 우리 진천의 회원들이 정한 것이다.

선배시민의 주창자이신 한국방송통신대학 유범상 교수께서는 ‘선암회’의 이런 활동을 알고 취재하여 학생들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선암회는 실제로 행동에 나서는 것도 많다. 쓰레기 제대로 배출하기를 주제로 자체 토론회를 개최하고 군청 환경과와 함께 캠페인을 하기도 했으며 불법배출 우범지역에 ‘선암회’ 명의로 현수막을 내 걸기도 했다. 폐수처리장과 폐기물 매립장을 견학하고 진천군의회 본회의장도 찾아가서 의정활동을 살피기도 했다. 노인들 의식 개선을 위한 진천군민 토론회를 주관하기도 했다. 요즈음은 코로나19로 수고하는 의료진 170여명에게 매월 한 번씩 커피를 내려 위문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책제안, 지역개발, 시정건의 등 60여건의 제안서를 관계기관에 보냈다. 앞으로도 간단없이 지속될 것이다.

선배시민의 활동은 앞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노인상과 노인복지의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는 이정표가 되어 질 것이다. 노인들 스스로를 챙기고 이웃과 지역사회를 돌보는 선배시민! 무궁하기를 기원한다.